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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파이크=김천/이정원 기자] 한국도로공사 질주에는 다 이유가 있다. 화려함보다는 꾸준함이 매력인 정대영과 임명옥이 팀을 이끌고 있다.
한국도로공사는 최근 상승세에 접어들었다. 시즌 초반 1승 7패의 부진을 이겨내고 최근 12경기 7승 5패를 달리고 있다. 지난 23일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0-2021 V-리그 여자부 4라운드 IBK기업은행전에서도 3-0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에는 많은 의미가 담겨있다.
김종민 감독이 언급한 중요한 4연전 중 첫 경기였는데 완승을 거두며 시즌 처음으로 3위로 올라섰다. 또한 박정아와 켈시가 동시에 터지는 경기가 별로 없었는데 이날은 켈시(22점)와 박정아(13점)가 35점을 합작하며 이상적인 쌍포의 모습을 그렸다. 또한 세터 이고은도 이제는 안정감 있는 패스로 팀의 공격을 진두지휘한다. 팀이 점차 안정세에 접어들고 있다.
화려하진 않아도 팀의 중심을 든든히 잡아준 베테랑 리베로 임명옥(35)과 미들블로커 정대영(40)의 활약도 든든했다. 주연보다는 조연의 역할에서 팀 승리를 이끈 매력 만점 선수들이다.
IBK기업은행전에서도 이들의 활약은 빛났다. 정대영은 블로킹 2개 포함 8점을 올렸으며, 임명옥은 리시브 효율 50%에 디그 21개를 잡아내는 활약을 펼쳤다. 중요한 순간마다 상대 공격을 막고, 잡아내고 하니 IBK기업은행 선수들도 힘이 빠질 수밖에 없다.
팀원들 역시 칭찬 일색이었다. 김종민 감독은 "수훈갑을 꼽는다면 (임)명옥이와 (문)정원이를 말하고 싶다. 수비에서 자기 역할을 잘 해줬다. 항상 어려운 자리지만 그 부분을 견뎌내줘 고맙다"라고 임명옥을 칭찬했다.
또한 정대영과 함께 짝을 이루고 있는 배유나는 "작년에 많이 힘들어할 때도 대영 언니가 옆에서 도와줬다. 블로킹 타이밍에 대해 많이 알려준다. 서로 피드백을 많이 하고 있다. 4~5년 함께 하면서 조언을 많이 해준다. 고맙다"라고 이야기했다.

한국 나이로 정대영은 41세, 임명옥은 36세. 팀뿐만 아니라 V-리그 내에서도 손꼽히는 베테랑에 속한다. 하지만 이들은 '클라스는 영원하다'는 말처럼 뒤에서 팀원들이 빛날 수 있도록 힘을 내준다. 이들의 활약이 비단 일시적으로 그치는 게 아니어서 더 가치있다. 꾸준하다.
임명옥은 젊은 리베로들을 모두 제치고 디그(세트당 5.84개)와 리시브 효율(56.48%) 모두 1위를 달리며 여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정대영 역시 블로킹 3위(세트당 0.65개), 속공 8위(41.54%)에 오르는 등 불혹을 넘어선 나이에도 녹슬지 않은 기량을 선보이며 도로공사에 힘을 주고 있다. 정대영은 올 시즌 개인 통산 5,000점 달성에 950블로킹 돌파에도 성공하는 등 '불혹의 매력'을 발산하는 중이다.
배구는 혼자 하는 운동이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공격수와 공격수에게 공을 올려주는 세터가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도로공사는 박정아, 이고은, 켈시가 많은 조명을 받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끈적끈적하고, 팀이 필요한 순간마다 '짠'하고 나타나는 임명옥과 정대영 같은 선수가 있어야 진정한 배구가 완성된다. 이 두 선수가 없다면 한국도로공사의 상승세도 있을 수 없다. 도로공사 일원들, 아니 모든 배구 팬들이 알고 있는 자명한 사실이다. 임명옥과 정대영이 버텨주지 못한다면 한국도로공사는 여기까지 못 왔을 것이다. 항상 당연한 활약을 펼치기에 우리 모두 '임명옥과 정대영은 이정도는 하지'라고 생각한다.
한국도로공사는 이제 중요한 3연전을 갖는다. 27일 현대건설전을 시작으로 30일 KGC인삼공사전, 2월 7일 IBK기업은행과 경기를 가진다. 3위 싸움을 펼치는 팀들과 연이은 경기를 펼친다. 여기서 승점을 최대한 쌓아야 한다.
대혼란의 시즌 초반을 극복한 한국도로공사는 이제 꽃길로 들어서고자 한다. 임명옥과 정대영이 뒤에서 든든히 버티고 있기에 젊은 선수들도 힘을 내며 경기를 펼칠 것이다.
임명옥과 정대영은 앞으로도 꾸준함이라는 매력을 발산할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도로공사의 봄배구도 결코 꿈은 아니다.
사진_더스파이크 DB(홍기웅, 박상혁 기자)
기사제공 더 스파이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