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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김천 최원영 기자] ‘사이 좋은 사이.’
“아니 (이)고은아.” 여자프로배구 한국도로공사의 경기에서 가장 자주 들리는 말이다. 김종민(47) 감독은 늘 주전 세터 이고은(26)을 붙잡고 보완점을 이야기한다. 일명 ‘고은 타임’이라 불린다. 김 감독은 최근 인터뷰(To 선수들에게, From 김종민 감독)를 통해 제자에게 진심을 전했다. 성장을 위해 칭찬 대신 잔소리를 택했다며 미안함과 고마움을 표현했다.
경북 김천 선수단 숙소에서 만난 이고은은 “다음에는 직접 손편지로 써주셨으면 한다. 물론 농담이다. 실제로 받고 싶지는 않다”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처음에는 사령탑의 주문을 완벽히 이해하지 못했다. 정확히 무엇을, 어떻게 바꿔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차츰 깨달음을 얻었다. ‘이 부분이 이래서 안 되는구나’, ‘이런 방법으로 해야 하는구나’라는 것을 체득했다.
엄격한 가르침이 때로는 서운하게 와 닿기도 했다. 하지만 감독의 속마음이 느껴졌다. 감정은 쌓이지 않고 사르르 녹았다. 이고은은 “잘했으면 하는 마음에 내 이름을 자주 부르신다는 것을 안다. 그래서 싫지 않다”며 “믿어주시는 만큼 해내고 싶은 욕심이 크다. 더 잘해 감독님께서 아무 말씀도 못 하시게 만들겠다”고 웃었다.
두 가지 숙제를 해결하기로 마음먹었다. 첫 번째는 세트 자세다. 이고은은 “공을 올리는 폼이 상대에게 읽히는 것 같다. 빨리 수정하고 싶은데 이미 몸에 익어 바꾸기 어렵다. 연습을 열심히 해 고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멘탈이다. 그는 “감독님께서 세터는 흔들리거나 욱하면 안 된다고 말씀하셨다. 운동하다 보면 자꾸 급해지는 듯하다”며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심리적으로 강해지려 한다”고 말했다.
이고은은 “감독님께서 요즘은 잘한다고 칭찬을 꽤 해주신다. ‘나이스 토스’라는 말도 들었다”며 “신경 써주려고 하시는 게 느껴진다. 내 배구 인생에 터닝 포인트를 만들어주신 듯해 정말 감사하다. 앞으로도 믿고 잘 따라가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시즌 끝까지 무너지지 않고 잘 버텨서 마지막에 웃고 싶다. 감독님께서 미소 지으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눈을 반짝였다.
yeong@sportsworldi.com 사진=최원영 기자
기사제공 스포츠월드
현장에서 작성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