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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파이크=서영욱 기자] 연패 속 한국이 러시아전에서 확인해야 할 내용은 무엇이었을까.
12일 러시아와 2021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여자부 예선 라운드 4주차 첫 번째 경기를 치른 한국 여자배구대표팀은 다시 한번 승수 추가에 실패했다. 한국은 러시아에 0-3으로 패하며 8연패에 빠졌고 대회 9패째(1승)를 당했다. 3주차 미국전부터 세 경기 연속 세트 승리를 가져오지 못하고 있다.
다시 한번 0-3 패배를 당했지만 러시아전 1세트 경기 내용은 남은 일정에서 승리를 노리기 위해 되새길 부분이 있었다. 러시아전 1세트, 한국은 서브 공략이 효과적으로 이뤄지면서 세트 막판까지 접전을 펼쳤다.
러시아 아리나 페도르체바를 집중 공략했고 리시브를 흔드는 데 성공했다. 1세트 초반 11-11 동점을 만드는 과정에 안혜진과 김연경 서브 에이스가 있었다. 격차가 벌어진 후 다시 추격 과정에는 박은진 서브도 위력을 발휘했다. 2, 3세트 상대적으로 점수차가 크게 벌어진 와중에도 서브를 바탕으로 격차를 조금이나마 좁힐 수 있었다.
페도르체바 리시브가 흔들리면서 이리나 코롤레바, 이리나 페티소바 등 러시아가 자랑하는 미들블로커진 공격 빈도도 어느 정도 줄일 수 있었다. 리시브가 흔들린 이후 연결되는 오픈 공격 상황에서 높은 타점을 바탕으로 득점하는 이리나 보론코바까지 막진 못했지만 미들블로커를 그래도 묶어두면서 이전까지 한국이 자주 허용한 이동 공격은 어느 정도 견제할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0-3 패배였지만 나쁘지 않았던 서브 공략으로 러시아전에서 한국은 서브와 블로킹으로 총 13점(블로킹 7개, 서브 에이스 6개)을 기록했다. 1주차 태국전(블로킹 11개, 서브 에이스 5개) 이후 서브와 블로킹으로 가장 많은 득점을 올린 경기였다.
이번 대회 한국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서브 위력으로 상대 리시브를 흔들지 못했고 이어지는 미들블로커를 활용한 공격을 견제하지 못했다. 특히 V-리그보다 훨씬 강력한 파워와 높이를 바탕으로 시도하는 이동 공격을 좀처럼 막지 못했다. 러시아전에는 미들블로커를 활용한 옵션은 리시브를 흔들면서 견제할 수 있었다. 상대 미들블로커를 높이로 압박할 수 없는 한국에 공격적인 서브가 필수라는 걸 재차 보여준 경기였다. 남은 경기에서도 러시아전 1세트와 같은 서브가 나와야만 승리를 노려볼 수 있다.
다른 부분에도 눈여겨볼 지점이 있었다. 3주차 독일전 3세트에 처음 등장한 김연경-박정아 윙스파이커진에 정지윤이 아포짓 스파이커로 나오는 라인업이 러시아전에는 1, 2세트 선발로 등장했다. 리시브에서 좀 더 안정감을 줄 수 있고 서브 위력도 좋은 이소영 대신 박정아와 정지윤을 동시에 기용하면서 좀 더 공격적으로 밀어붙일 수 있는 선수 구성을 내세운 셈이다.
박정아가 윙스파이커로 투입될 경우 김연경이 후위로 빠져도 블로킹 높이에서 공백을 줄일 수 있다. 앞선 일정에서 이소영이 전위에 있을 때는 떨어지는 서브 위력의 영향도 있겠지만 상대적으로 낮은 블로킹 높이로 상대 미들블로커들이 이동 공격을 활용해 적극적으로 파고들었다. 러시아전에서 박정아가 블로킹 2개를 잡아낸 만큼, 이 시도는 어느 정도 효과를 거뒀다고도 볼 수 있다. 여기에 3주차에 돌아온 안혜진이 러시아전에는 선발로 출전해 1세트 나쁘지 않은 경기력을 선보였고 서브 위력도 괜찮았다는 점은 긍정적인 면이었다. 공격에서는 측면 공격수들이 중앙으로 파고든 시간차 공격을 시도해 상대 블로커를 피해 파고드는 장면도 여러 차례 나왔다.
다만 러시아전에도 높은 블로킹에 고전할 때가 많았고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공격 성공률(정지윤 32.14%, 김연경 31.81%, 박정아 29.41%) 때문에 공격에서는 원하는 만큼 효과를 얻지 못했지만 이후에도 시도할 만한 라인업임을 보여줬다.
4주차 첫 경기에서 여러 요소를 확인한 한국은 14일 새벽 1시 세르비아를 상대한다. 러시아전 1세트에 보여준 서브 위력이 다시 나와야 승산을 올릴 수 있다. 여기에 러시아전에 다시 꺼내든 측면 공격수 조합을 다시 꺼낼지도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FIVB
기사제공 더 스파이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