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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조형래 기자] 5년 전에는 악몽 그 자체였다. 그러나 비 온 뒤 땅이 굳듯이 더욱 단단해졌다. 악몽과 눈물을 딛고 이제는 어엿한 해결사로 나서게 됐다.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배구대표팀 29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배구 A조 예선 3차전 도미니카 공화국과의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2(25-20, 17-25, 25-18, 15-25, 15-11)로 승리를 거뒀다.
세계랭킹 6위에 올라 있고, 올림픽을 앞두고 열린 발리볼네이션스리그에서도 패한 바 있던 도미니카 공화국이다. 전력 자체가 상당히 약화된 상황에서 도미니카 공화국의 높이와 탄력, 파워를 이겨낼 수 있을지가 의문이었다. 한국은 브라질에 패한 뒤 케냐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며 반등 모멘텀을 만들었다. 그러나 도미니카는 2연패로 벼랑 끝에 몰렸다. 8강 진출의 경쟁팀이었기에 이날 일전이 더더욱 중요했다.
어차피 전력 파악 자체는 웬만큼 다 되어 있었다. 그런 가운데 얼마나 집중력을 유지하느냐가 관건이었다. 도미니카는 김연경을 견제했고 박정아를 집중 공격했다. 공격력은 뛰어나지만 수비력이 떨어지는 박정아를 서브 타겟으로 설정한 것은 당연했다. 박정아의 리시브가 제대로 이뤄지면 공격은 원활하게 풀어갈 수 있었고 리시브가 불안하면 공격 연결도 매끄럽지 못했다.
이날 역시 다소 기복이 있었다. 김연경을 보좌하며 공격을 풀어갔지만 리시브가 안될 때는 아쉬움이 있었다. 그래도 가장 중요한 순간 박정아의 스파이크는 여지가 없었다. 5세트 접전에서 김연경이 블로킹과 서브 득점으로 분위기를 가져온 뒤 마지막 득점으로 쐐기를 박은 선수가 바로 김연경이었다. 14-12에서 토스가 선택한 공격수는 박정아였고 이를 성공시켰다. 이날 박정아는 16점을 올리며 극적인 승리에 이바지했다.
5년 전과는 다른 모습. 5년 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는 상대의 집중 공략을 이겨내지 못했고 멘탈이 무너졌다. 비난과 질타의 대상이 됐고 눈물을 흘려야 했다. 그러나 5년이라는 세월 동안 박정아도 경험이 쌓였고 성숙해졌다. “마음가짐이 단단해졌다. 준비를 많이 했다”라면서 단단한 멘탈과 함께 김연경의 뒤를 이을 해결사로 우뚝 설 준비를 마쳤다.
2승1패로 8강 진출의 7부 능선을 넘은 한국, 그리고 박정아의 스파이크는 31일 오후 7시 40분에 열릴 일본전을 겨냥하고 있다. /jhrae@osen.co.kr
기사제공 OSEN
조형래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