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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강 주역 박정아 “도쿄올림픽의 박정아요? 80점 정도 받을 것 같아요”
2020 도쿄올림픽에서 한국 여자배구의 선전은 눈부셨다. 메달은 따지 못했지만 조별 예선 3차전 도미니카공화국전, 4차전 일본전, 그리고 8강 터키전까지 세 경기나 5세트까지 가는 풀세트 접전 끝에 승리하며 4강에 진출했다. 주장 김연경을 비롯해 모두가 힘을 모아 만든 성과지만, 그래도 가장 눈에 띄었던 선수로 박정아(28)를 빼놓을 수 없다. 박정아는 12일 한국일보와 전화통화에서 “(최종전인) 세르비아전을 마치고 부랴부랴 귀국길에 올랐다”면서 “조금 피곤하긴 하지만 아프거나 부상을 당하지 않아 다행”이라며 올림픽을 잘 마무리한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목표가 8강이었는데, 4강까지 가 뿌듯하다”면서 “하지만 메달을 못 딴 건 아쉽다. 많은 감정이 교차한다”고 했다. 박정아는 이번 올림픽을 통해 ‘클러치 박’의 면모를 확실하게 증명했다. 한일전에서 5세트 12-14로 몰린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박정아는 연속 공격으로 14-14 듀스를 만들었다. 일본의 범실로 15-14로 역전한 뒤에도 박정아는 마무리 공격에 성공하며 극적인 뒤집기 승리를 이끌었다. ‘한 수 위’로 평가받은 터키와 경기에서도 박정아의 클러치 능력은 빛났다. 풀세트 승리의 분수령이 된 3세트 24-25에서 공격으로 듀스를 만들었고, 27-26에서는 세트를 끝냈다. 도쿄올림픽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일본전을 꼽았다. 그는 “8강 진출을 위해서도, 정신적으로도 가장 중요한 경기였다. 감독님도 ‘우리가 이 경기를 위해 2년 전부터 준비한 것’이라고 강조하셨다”면서 “마지막에 내가 활약을 해서 기억에 남는다기보다 이기고 싶었던 경기에서 이기고 다 함께 즐거워할 수 있었기에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0-3으로 완패한 4강전 브라질전에 대한 소회도 전했다. 그는 “상대방에 대한 분석과 준비를 정말 많이 했다”면서 “하지만 그날 코트에서의 브라질은 정말 강했다. 평소보다 더 잘했던 것 같다. 우리가 준비한 경기력이 제대로 안 나올 정도였다”고 돌아봤다. |
박정아는 5년 전 2016 리우올림픽에서 적지 않은 상처를 입었다. 네덜란드와 8강전에서 리시브가 흔들리면서 패배(1-3)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당시 네덜란드는 예리한 서브로 박정아를 집요하게 괴롭혔다. 리우올림픽 최종 예선에서 3-0으로 승리했던 네덜란드였기에 더 아쉬움이 컸다. 일부 배구팬은 기사 댓글과 SNS에서 원색적인 비난 글로 박정아를 괴롭혔다. 박정아도 당시 상황에 대해 “그때는 제가 정말 못했다”라고 털어놨다. 하지만 도쿄올림픽에선 약점으로 지적됐던 리시브에서 좋아진 모습을 보이며 주전 레프트로 자리를 굳혔고 믿음에 부응했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 무려 187개의 ‘서브 폭탄’을 받으면서도 리시브 정확도 41.7%를 유지했다. 도쿄올림픽 홈페이지 통계에 따르면, 리시브 187개는 전체 선수들 가운데 가장 많은 수치다. 리시브 정확(Excellent) 78개, 인플레이(in-play) 94개, 실책 15개였다. ‘뛰어났다’고 할 순 없지만 그가 리시브를 잘 버티면서 승리의 버팀목이 된 건 사실이다. 실제로 상대 서브 목적타가 박정아가 아닌 다른 선수들에게 가는 장면도 종종 나왔다. 박정아는 “(라바리니) 감독님도 ‘100% 완벽할 필요 없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으면 오히려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고 부담을 덜어주셨다”고 말했다. |
‘도쿄올림픽 박정아’에게 80점을 주겠다고 했다. 그는 “준비를 많이 했고 조금은 보여드린 것 같아 만족스럽다”면서 “하지만 나도 모르게 흔들리기도 했고 못했던 장면도 있었다. 게다가 메달도 못 땄다. 80점 이상 줄 수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박정아는 ‘포커페이스’로도 잘 알려져 있다. 동료들의 득점에는 좋아하면서도 정작 본인의 득점에서는 냉정한 표정이다. 일본전과 터키전에서도 결정적인 공격에 성공하고도 무표정한 모습이 계속 포착됐다. 박정아는 “V리그에서도 파이팅을 크게 하는 편은 아니다”라며 “올림픽이라고 해서 다르지 않다. 저는 그냥 똑같았다”며 웃었다. 박정아의 눈은 이제 23일부터 진행되는 코보(KOVO)컵대회와 V리그를 향한다. 14일까지 휴식한 뒤 15일부터 소속팀인 도로공사 훈련에 참가할 예정이다. 그는 “국내 경기에서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실 휴가 기간 고향(부산)에 내려가 친구들과 만나 스트레스를 풀 예정이었는데, 부산도 코로나19 방역 4단계에 돌입한 상태”라며 “너무 아쉽지만, 제 행동은 리그 전체와도 관련이 있는 만큼 자제하고 조용히 집에서 쉬어야겠다”고 말했다. 기사제공 한국일보 강주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