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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7일 현대건설전 블로킹 4개 포함 31득점 대활약, 도로공사 3위 탈환
도로공사가 선두 현대건설의 개막 13연승을 저지하고 5연승을 내달렸다.
김종민 감독이 이끄는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는 7일 김천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1-2022 V리그 여자부 3라운드 현대건설 힐스테이트와의 홈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2(25-19, 23-25, 24-26, 25-13, 15-11)로 승리했다. 개막 후 최다 연승(12연승) 신기록을 세운 후 역대 최다연승 기록(15연승)을 노리던 현대건설의 질주를 막아세운 도로공사는 파죽의 5연승을 달리며 단독 3위로 올라섰다(9승 4패, 승점 25점).
도로공사는 '클러치 박' 박정아가 2개의 서브득점과 3개의 블로킹을 포함해 19득점을 올렸고 3개의 블로킹을 기록한 전새얀과 경험 많은 영리한 센터 배유나가 나란히 9득점을 기록하며 힘을 보탰다. 하지만 이날 경기는 물론이고 5연승 기간 동안 137득점을 폭발하며 도로공사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선수는 따로 있다. 바로 2라운드 전체 득점 1위에 이어 3라운드 첫 경기도 31득점으로 출발한 도로공사의 외국인 선수 켈시 페인이 그 주인공이다.
상대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켈시 선택한 도로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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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도로공사가 켈시를 지명했을 때 많은 배구팬들이 우려의 목소리를 냈던 게 사실이다. |
ⓒ 한국배구연맹 |
V리그 여자부는 2019년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206cm의 메레타 러츠(KUROBE 아쿠아 페어리즈)와 202cm의 발렌티나 디우프(바토시니 포르티피시 페루자) 등 2m 이상의 장신 선수들이 등장하며 배구팬들을 놀라게 했다. 실제로 KGC인삼공사와 GS칼텍스 KIXX에 지명된 디우프와 러츠는 2019-2020 시즌 코로나19로 리그가 조기 종료됐음에도 각각 832득점과 678득점으로 득점 부문에서 나란히 1, 2위를 기록했다.
2019-2020 시즌 이후 코로나19가 이탈리아, 터키 등 배구가 활성화된 유럽 주요국가들로 퍼져 나가자 유럽리그에서 활약하던 수준 높은 선수들은 상대적으로 '안전지대'였던 한국으로 눈을 돌렸다. 그중에서도 뛰어난 공격력을 자랑하는 러시아 국가대표 출신의 안나 라자레바(페네르바흐체 SK)와 2019-2020 시즌 터키리그 베스트7에 선정됐던 헬렌 루소(PTT 스퍼)는 작년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의 '빅2'로 뽑혔다.
2019-2020 시즌 명불허전의 실력을 뽐낸 디우프와 러츠가 각각 원소속팀과 재계약한 가운데 1순위 지명권을 얻은 IBK기업은행 알토스는 공격력 보강을 위해 라자레바를 지명했다. 따라서 2순위 지명권을 가진 도로공사의 선택은 자연스럽게 루소가 될 거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윙스파이커까지 소화할 수 있는 루소는 서브리시브가 약한 박정아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적임자로 평가 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도로공사의 김종민 감독은 루소가 아닌 상대적으로 국제무대에서 크게 알려지지 않았던 켈시의 이름을 호명했다. 2019-2020시즌 테일러 쿡과 다야미 산체스를 선발했다가 최하위로 밀려나며 낭패를 봤던 도로공사가 이번에도 국제무대에서 상대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켈시를 지명한 것이다. 김종민 감독은 뛰어난 운동능력과 센터도 소화했던 다재다능한 능력을 높게 평가했지만 팬들의 우려는 점점 커질 수 밖에 없었다.
실제로 켈시는 자가격리 후 국내무대 첫 선을 보였던 작년 컵대회에서 3경기에 출전해 53득점을 올리는 데 그치며 강렬한 첫인상을 남기는 데 실패했다. 무엇보다 이고은 세터와의 호흡이 흔들리면서 공격성공률이 20%대에 머물렀다. 도로공사 팬들은 세 시즌 연속 시즌 중에 외국인 선수를 교체하는 불상사가 벌어지지 않도록 시즌이 개막하기 전에 하루 빨리 새 외국인 선수를 알아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5경기 평균 27.4득점으로 도로공사 상승세 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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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그 최고 수준의 운동능력을 갖춘 켈시는 이번 시즌 득점 4위, 공격성공률 3위를 달리고 있다. |
ⓒ 한국배구연맹 |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켈시는 지난 시즌 도로공사의 구원자가 되지 못했다. 2019-2020 시즌 최하위에 그쳤던 도로공사는 지난 시즌에도 기업은행에게 승점 1점이 뒤진 4위를 기록하며 2018-2019 시즌 준우승 이후 두 시즌 연속으로 봄 배구에 초대 받지 못했다. 하지만 켈시는 30경기에 모두 출전해 39.79%의 성공률로 756득점을 올리는 준수한 활약을 펼치며 쟁쟁한 선수들 사이에서 득점 4위를 기록했다.
지난 시즌이 끝나고 유럽의 코로나 상황이 나아지면서 디우프와 러츠, 라자레바, 루소 등 V리그에서 활약했던 외국인 선수들이 대거 해외리그로 돌아갔다. 하지만 도로공사는 켈시와 재계약에 합의해 신생구단 페퍼저축은행을 포함해 7개 구단에서 유일하게 외국인 선수와의 재계약에 성공했다. 지난 시즌을 호령했던 외국인 선수들이 대거 이탈하면서 V리그 적응을 끝낸 켈시는 졸지에 이번 시즌 가장 기대되는 외국인 선수로 꼽히기도 했다.
하지만 켈시는 1라운드 6경기에서 134득점으로 득점 5위에 그치며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고 도로공사도 1라운드에서 3승 3패로 좋은 성적을 올리지 못했다. 그렇게 새 외국인 선수들에게 밀리는 듯 했던 켈시는 2라운드부터 제 기량을 발휘하기 시작해 2라운드 6경기에서 42.21%의 성공률로 142득점을 기록했다. 도로공사 역시 2라운드에서 5승 1패의 성적으로 승점 15점을 적립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켈시는 7일 이번 시즌 최고의 외국인 선수로 불리는 야스민 베다르트가 이끄는 현대건설과의 3라운드 경기에서 다시 한 번 최고의 활약으로 극적인 재역전승을 이끌었다. 이날 42.26%의 공격점유율을 책임진 켈시는 38.03%의 성공률로 31득점을 기록하며 28.79%의 성공률로 24득점을 기록한 야스민과의 대결에서 판정승을 거뒀다. 무엇보다 득점뿐 아니라 4개의 블로킹을 곁들이면서 수시로 현대건설의 공격 흐름을 끊었다.
지난 시즌이 끝나고 도로공사가 켈시와 재계약했을 때 일부 배구팬들은 도로공사가 지나치게 안전한 선택을 했다고 비판했다. 지난 시즌을 통해 플레이가 노출된 켈시로는 좋은 성적을 올리기 쉽지 않다는 의미였다. 하지만 도로공사는 최근 5경기에서 승점 17점을 챙기며 여자부에서 가장 뜨거운 팀으로 떠올랐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단연 5연승 기간 동안 경기당 평균 27.4득점을 올리고 있는 도로공사의 '복덩이' 켈시가 있다.
기사제공 오마이뉴스
양형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