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본기사보기]
상승세의 한국도로공사. (한국배구연맹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여자 프로배구 한국도로공사가 6연승의 신바람을 내며 상위권 순위 싸움의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김종민 도로공사 감독은 최근 연승의 비결에 대해 "베테랑들이 코트에서 팀을 위해 희생해준 덕분"이라며 "아직 리듬을 찾지 못하고 있는 박정아가 마지막 퍼즐"이라고 강조했다.
개막을 앞두고 우승 후보로 꼽혔던 도로공사는 시즌 초반 부침을 겪었다. 기대만큼의 압도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4승4패로 중위권에 머물렀다.
하지만 도로공사는 주전 세터로 실업 무대서 뛰었던 이윤정을 2라운드 중반부터 선발로 투입하며 분위기가 바뀌었다. 이후 6연승의 상승 곡선을 그린 도로공사는 10승4패(승점 28)로 고공비행을 하고 있다. 현대건설(승점 39)이 독주 체제인 가운데 GS칼텍스(승점 31), KGC인삼공사(승점 30)의 뒤를 추격하고 있다.
김 감독은 13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세터를 교체한 뒤 연승이 시작됐다"면서 "(이)윤정이가 들어가서 확 잘한다는 것보다 전체적으로 분배를 잘 해주고 있다. 켈시가 가장 높은 점유율을 가져가지만 적재적소에 다른 루트를 활용한다. 그런 부분에서 선수들 간에 믿음이 생기고 분위기가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원래 블로킹도 1위였고 서브도 괜찮았다"고 돌아본 뒤 "유독 공격이 터지지 않아 답답했는데 최근 공격력이 좋아지면서 팀도 연승을 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도로공사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기존의 주전 선수를 뒷받침할 수 있는 백업들의 성장에 공을 들였다. 이를 위해서 실업에서 이예림을 데려왔고, 신인드래프트를 통해 마찬가지로 수원시청서 뛰었던 이윤정을 뽑았다. 레프트에서도 박정아와 함께 전새얀과 문정원이 상황에 맞춰 최고의 활약을 펼칠 수 있도록 준비했다.
김 감독의 구상은 적중했다. 이윤정과 이예림 등 백업 선수들의 성장은 초반 도로공사가 상승세를 타는 데 큰 힘이 되고 있다.
김종민 감독은 "(이)윤정이는 기대 이상이고 (이)예림이도 공격보다 수비 쪽에서 (박)정아가 안 됐을 때 들어가서 잘 해주고 있다. 전새얀과 문정원도 절반 정도씩 들어가고 있는데, 새얀이의 경우 득점력을 더 끌어올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SNS를 개설한 김종민 감독. (김종민 감독 SNS 캡처) © 뉴스1
무엇보다 도로공사가 최근 연승을 이어갈 수 있었던 과정에는 베테랑들의 힘이 컸다. 정대영, 임명옥, 배유나 등 '언니'들이 코트 안팎에서 헌신적으로 "팀이 먼저"를 외치면서 분위기를 끌어 올리고 있다.
김 감독은 "베테랑들의 눈빛이 예사롭지 않다"는 질문에 "무섭다"고 웃은 뒤 "나이도 많고 실력을 갖춘 선수들이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팀을 위해 희생하는 마음이다. 그것이 팀워크에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평소 선수들과 '밀당'을 잘하는 김 감독은 최근 SNS 계정을 만들어 화제가 됐다. 배유나의 생일, 박정아의 프로 10주년 기념사진 등을 SNS를 통해 축하해줘서 눈길을 끌었다. 선수들도 김 감독의 SNS에 태그를 올리며 열심히 홍보하고 있다.
김종민 감독은 "사진을 우연찮게 찍었는데 선수들이 (SNS에) 올리라고 했다"며 "(배)유나가 주도적으로 그랬다(웃음). 선수들이 휴대폰도 가져가서 태그도 해주고 이것저것 알려주는데 여전히 어렵다"고 멋쩍게 웃었다.
잘 나가고 있는 김 감독에게도 고민은 있다. 도로공사의 에이스 박정아가 아직까지 공격 리듬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
박정아는 이번 시즌 14경기에 나와 173득점(11위), 공격성공률 33.26%(10위)를 기록 중이다. 도쿄 올림픽에서 '클러치 박'으로 최고의 활약을 펼쳤던 박정아였기에 아직은 만족할 수 없는 성적이다.
김 감독은 "정아가 아직까지 본인의 리듬을 못 찾고 있다"고 지적한 뒤 "공격 템포나 자세, 스윙을 보면 자신감이 떨어진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연습 때는 괜찮다가 경기에 들어가면 리듬을 못 맞추는 상황이 나온다"면서 "지금까지는 다른 선수들이 잘 해줬는데 정아가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어떻게 보면 우리 팀에서 마지막 퍼즐"이라고 말했다.
김종민 감독은 "현재 분위기에서 더 치고 올라갈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며 "12월만 좀 더 버틴다면 계속해서 좋은 흐름을 탈 수 있을 것"이라고 선수들을 독려했다.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한국도로공사. (한국배구연맹 제공) © 뉴스1
기사제공 뉴스1
이재상 기자(alexe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