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공사 임명옥. [사진 한국배구연맹]
무릎 수술 이후 빠르게 기량을 되찾고 있다. 지난 시즌 베스트 리베로 임명옥이 도로공사의 8연승을 이끌었다.
도로공사는 19일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 도드람 V리그 여자부 3라운드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1(21-25, 25-19, 25-19, 25-19) 역전승을 거뒀다. GS칼텍스와 똑같은 승점 34점이지만 다승에서 앞서 2위로 올라섰다. 팀 창단 최다 연승인 9연승(2014~15시즌)에도 1승 차로 다가섰다.
리베로 임명옥은 이날 완벽에 가까운 수비를 펼쳤다. 리시브 19개 중 정확이 14개(효율 73.7%)였고, 디그도 27개나 걷어냈다. 임명옥이 올린 볼을 공격수들이 잘 처리하면서 승리로 연결됐다. 임명옥은 "우승(2016~17시즌) 이후 8연승이 처음이다. 기분 좋고, 최다 연승 기록도 깨고 싶다"고 했다.
도로공사는 베테랑 선수들이 많다. 체력적인 부담이 크다. 임명옥은 "다들 힘들다는 말은 잘 안 하는 거 같다. 저희 팀 체력을 걱정해주시긴 하는데 아직까지는 괜찮다.
연승이 피로를 잊게 하는 것도 크다"고 말했다.
임명옥은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오른 무릎 수술을 받았다. 개막 전 그는 "시즌 초엔 컨디션이 70% 정도일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생각보다 빠르게 몸 상태를 끌어올렸다. 김종민 도로공사 감독도 "걱정하지 않는다"고 했다.
임명옥은 "지금은 100%다. 몸에 칼을 대서 수술한 게 처음이라 걱정했다. 컵대회도 한 달 연습하고 뛰어서 (몸에 대한)믿음이 조금 없었는데 연습경기 하면서 올라왔다. 자신감이 많이 생긴것 같다. 다른 선수들이 비타민 주사를 맞으러 갔는데, 저는 한 번도 안 갔다"고 미소지었다.
도로공사 리베로 임명옥. [사진 한국배구연맹]
최근 팀 성적에 대해선 "선수들이 우왕좌왕하는 게 없는 거 같다. 본인이 뭘 해야 하는지를 알고 있다. 기본적인 수비나 커버가 되고, 2단 연결 잘 해주는 선수들이 많다. 센터들과 (박)정아, (전)새얀이 등 연결을 잘 하는 선수들이 많다. 먼저 사인을 주면서 잘 하는 것 같다"고 했다.
임명옥은 19일 현재 리시브 1위, 디그 3위, 수비 1위(리시브+디그)다. 그는 "(순위를)지키고 싶고, 노력도 하고 있다. 제일 잘 하는 부분인데 다른 리베로들이 잘 하고 있기 때문에 그저 숫자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잘 됐던 플레이를 많이 생각하려고 한다. 개인적으로 예전 영상, 최근 영상 가리지 않고 많이 본다. 특히 어떤 움직임이었는지를 보기 위해 우승했을 때와 준우승했을 때를 본다"고 했다.
임명옥은 2014년 결혼했다. 그는 최근 수술 이후 '남편이 어떤 외조를 해줬느냐'고 묻자 "저희 신랑이 그 전까지 마사지를 한 번도 해준 적이 없는데 종아리 오일 마시지를 해줬다. 마사지 기계도 본인이 직접 샀고, 비타민도 사서 줬다"고 했다. 이어 "'오빠, 한 번도 안 그러다가 잘 챙겨주냐'고 물으니 '네가가 나이가 있잖아'고 답했다. 많이 잘 챙겨준다"는 에피소드를 전하기도 했다.
임명옥에게 든든한 선배는 흥국생명 김해란(37)이다. 같은 포지션에 출산까지 하고도 코트에 돌아왔기 때문이다. 임명옥은 "해란 언니가 돌아와서 좋다. 더 많이 할 수 있다. 내년에 FA고, 다음 FA가 마흔살이다. 그때까지는 하려고 한다. 마지막 FA라고 생각하고, 내가 스스로 생각했을 때 '임명옥 떨어졌다' 느끼면 그만두고 싶다"고 말했다.
기사제공 중앙일보
김천=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