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본기사보기]
베테랑 중심으로 이윤정·전새얀 등 고른 활약
28일 인삼공사전에서 팀 최다 10연승 도전
김종민 한국도로공사 감독이 23일 오후 경기도 화성시 향남읍 화성종합경기타운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2021-22시즌 도드람 V리그' 여자부 IBK기업은행과 한국도로공사의 경기에서 작전 지시를 하고 있다. 2021.12.23/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화성=뉴스1) 문대현 기자 = 여자 프로배구 한국도로공사가 팀 최다연승 타이인 9연승을 달성했다. 2014-15시즌 9연승을 질주한 이후 6시즌 만에 다시 빚은 대기록이다. 이제 한 경기만 더 이기면 구단 첫 10연승이라는 새 기록을 쓸 수 있다.
도로공사는 23일 경기 화성실내체육관에서 2021-22 도드람 V리그 여자부 3라운드 IBK기업은행전에서 풀세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세트스코어 3-2(21-25 24-26 25-14 25-22 16-14)로 이겼다.
상승세를 이어간 도로공사는 승점 36(13승4패)으로 선두 현대건설(승점 48)을 추격했다. 3위 GS칼텍스(승점 34)의 추격도 뿌리쳤다.
앞서 도로공사는 개막 미디어데이 때 여자부 4개 팀 감독들에게 우승 후보로 지목됐다. 검증된 외국인 켈시 페인(등록명 켈시)과 재계약하는 등 선수 구성에 큰 변화가 없고 팀 전력이 안정적이라는 게 그 이유였다.
정작 시즌 개막 후 도로공사는 치고 나가지 못했다. 1라운드에서 3승3패로 아쉬웠는데 지는 경기에서는 모두 0-3 셧아웃 패배를 당하며 무기력했다.
켈시와 박정아라는 쌍포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이들을 향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 상대에게 공격 패턴을 간파 당한 것이 부진의 이유였다. 세터 이고은의 패스워크도 만족스럽지 못했다.
하지만 2라운드부터 서서히 제 자리로 돌아오는 듯한 흐름이다. 2라운드 세 번째 경기였던 지난달 21일 KGC인삼공사전부터 최근 기업은행전까지 9연승을 달렸다. 이 기간 동안 선두 현대건설과 2위 싸움 중인 GS칼텍스도 따돌렸다.
도
로공사 리베로 임명옥. (한국배구연맹 제공) © 뉴스1
올 시즌 도로공사의 이같은 상승세에는 정대영, 배유나, 임명옥으로 대표되는 베테랑들과 이윤정, 이예림, 전새얀 등 젊은 선수들의 신구 조화가 비결로 꼽힌다.
정대영과 배유나, 임명옥은 매 경기 큰 기복없는 플레이로 연승을 주도했다. 경기 중 후배들이 다소 흔들리더라도 다시 다독이며 중심을 잘 잡아주고 있다.
이중 수비의 중심 임명옥의 활약은 놀라울 정도다. 2년 연속 리시브, 수비, 디그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던 임명옥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처음으로 무릎 수술을 받았지만 피나는 재활을 통해 컨디션을 끌어 올렸고, 올 시즌에도 수비와 리시브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특히 기업은행전 5세트 막판 15-14로 아슬한 리드를 이어가던 상황에서는 상대 표승주가 때린 공을 임명옥이 몸을 날려 디그를 해낸 덕에 승리할 수 있었다.
베테랑들이 제 몫을 해주자 어린 선수들도 자연스레 힘을 내고 있다.
지난해까지 실업팀 수원시청에서 뛰다 올 시즌 신인드래프트를 통해 팀에 합류한 1997년생 세터 이윤정은 1라운드에는 유의미한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2라운드 중반부터 이고은 대신 주전으로 나서며 깜짝 활약을 펼치고 있다.
공교롭게도 도로공사는 이윤정이 선발로 나간 뒤부터 9연승을 질주하고 있다. 김종민 감독은 "(이)윤정이는 다양한 패턴 플레이를 하며 기본기가 좋은 선수"라고 칭찬했다.
23일 오후 경기도 화성시 향남읍 화성종합경기타운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2021-22시즌 도드람 V리그' 여자부 IBK기업은행과 한국도로공사의 경기에서 도로공사 이윤정이 밖으로 떨어지는 공을 향해 몸을 날려 살리고 있다. 2021.12.23/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마찬가지로 수원시청을 거쳐 올 시즌 팀에 합류한 레프트 이예림도 수비 쪽에서 힘을 보태고 있다. 세트 중후반에 박정아가 후위에 가면 이예림이 들어가서 리시브와 수비를 책임지고 있다.
공격에서는 전새얀이 도움이 되고 있다. 박정아가 기복을 보일 때면 전새얀이 강력한 스파이크로 상대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 실제로 기업은행전에서 전새얀은 박정아가 고전하는 사이 16점을 올리며 켈시(38점)에 이어 팀 내 두번째로 많은 점수를 책임졌다.
김종민 감독은 이 경기 후 전새얀에 대해 "자기 역할 이상으로 잘해줬다"며 칭찬하기도 했다.
2015-16시즌부터 현재까지 도로공사에 몸을 담고 있는 임명옥 역시 "작년만 해도 어린 선수들에게 기회가 잘 주어지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은 신구조화가 잘 이뤄지고 있다"며 "(이)예림이, (전)새얀이, (이)윤정이 등 어린 선수들이 매 번 잘해주고 있어 팀이 연승을 할 수 있는 것 같다"고 팀 상승세의 비결을 전했다.
올 시즌 초반의 부진을 딛고 정상 궤도로 올라서고 있는 도로공사가 지금과 같이 계속해서 조화로운 모습을 보인다면 내년 초 봄 배구를 넘어 더 높은 곳을 바라볼 가능성도 적지 않다.
도로공사는 오는 28일 KGC인삼공사와의 원정 경기에서 구단 최다 기록인 10연승을 노린다.
기사제공 뉴스1
문대현 기자(eggod6112@news1.kr)
현장에서 작성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