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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천 박승환 기자] "선수들 자존심 지켰다", "홈에서 우승 막자고 했는데, 그렇게 돼서 좋다"
한국도로공사는 23일 김천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1-2022 V-리그 여자부 현대건설 힐스테이트와 5라운드 맞대결에서 세트 스코어 3-0(25-22 25-19 25-18)으로 셧아웃 승리를 손에 넣었다.
도로공사는 올 시즌 유일하게 현대건설에게 패배를 안긴 팀이었다. 현대건설이 개막전부터 12연승을 질주할 때 도로공사가 제동을 건 바 있다. 그리고 이날 16연승과 1위 확정을 앞둔 현대건설을 또 한 번 무너뜨리는데 성공했다.
경기 전부터 김종민 감독과 도로공사 선수들은 홈에서 상대 팀의 우승을 보지 않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김종민 감독은 "선수들과 미팅에서 '우리 현재 상태가 어떻든, 우리 홈에서 상대가 우승하는 것은 막아야 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선수들이 열심히 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강한 믿음을 드러냈다.
도로공사는 1세트 현대건설과 치열한 공방전 끝에 25-22로 승리하면서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그리고 2~3세트에는 비교적 수월하게 현대건설을 따돌리며 셧아웃 승리를 따냈다. 도로공사는 켈시가 30점, 박정아가 19득점으로 맹활약을 펼쳤다.
경기력이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이날 승리에 대해서는 기뻐했다. 김종민 감독은 "경기력은 좋아보이지 않았다. 부분적으로 안 됐던 부분이 많았다"면서도 "상대 팀이 홈에서 우승 축포를 터뜨리면 기분이 좋지 않다. 우리 선수들이 자존심을 지켰다고 생각한다"며 승리의 기쁜 소감을 밝혔다.
19득점을 기록하며 '주포'로서 역할을 완수한 박정아 또한 "오늘 현대건설이 이기면 우승을 하는 경기였는데, 우리 홈에서 못하게 하자고 선수들과 이야기했는데, 그렇게 돼서 좋다"고 미소를 지었다. 세터 이고은 또한 "나도 언니들과 이러한 이야기를 했는데, 이길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박정아는 "현대건설의 우승을 신경 썼다. 선수들끼리도 감독님도 이야기를 하셨다. 어렸을 때 홈에서 상대 우승을 본 적이 있는데, 기분이 썩 좋지는 않더라"면서도 "현대건설이 워낙 잘하는 팀이기 때문에 고작 두 번 이겼다고 자신감이 있지는 않다. 하지만 잘하는 팀인 만큼 부담 없이 경기를 치렀다"고 설명했다.
단 하루라도 휴식을 취했던 것이 도움이 됐다. 박정아는 "현대건설은 어제(22일) 경기를 하고 준비를 할 시간이 없었다. 우리 팀이 지방에 있기 때문에 이동 거리도 있어서 힘들었을 것이다. 반면 우리 팀은 하루라도 쉬었고,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 것 같다"며 "현대건설의 경기력이 떨어진 것은 아니기 때문에 우리가 더 잘 준비해야할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사진 = 김천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천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