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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발리볼] 도로공사 새 외국인 선수 카타리나의 여수 바다 체험
3년 만에 순천에서 열리는 KOVO컵 여자부 경기가 뜨겁다. KOVO컵 여자부 역대 최다 관중 입장 기록이 확실한 가운데 이제 4강전 현대건설-GS칼텍스, 도로공사-흥국생명 경기를 남겼다. 하지만 코트 밖에서 잔치를 지켜보는 외국인 선수들에게 순천 KOVO컵은 애매한 대회다.
자국의 국가대표로 선발되지 않은 외국인 선수들은 8월 1일에 맞춰 대부분 입국했다. 예외는미국 대표팀의 일원으로 세계선수권대회 출전하는 니아 리드(페퍼 저축은행)이다. 다른 구단들은 국제배구연맹(FIVB)의 이적 동의서(ITC)가 발급되기 전에 선수들을 한국으로 불러들였다. 코로나19 상황에서 감염과 자가 격리 등의 변수가 많다 보니 입국 시기를 앞당겼다.
새로운 방침에 맞춰 일찍 입국한 외국인 선수들의 본격적인 시즌 대비 훈련은 KOVO컵 이후에서야 시작된다. 과거에는 FIVB가 눈감아 줘서 이들의 KOVO컵 출전이 허용된 때도 있었지만, 이제는 불가능하다. 각 구단은 순천 KOVO컵에 출전하지 못하는 외국인 선수들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했다. 각자 팀 형편에 맞춰서 따로 숙소에 남겨두거나 순천까지 동행했다.
도로공사의 새 외국인 선수 카타리나는 하마터면 김천에 남을 뻔했다.
당초 김종민 감독은 트레이너와 함께 김천에 남겨 체력을 단련시키려고 했지만, 마음을 바꿨다. 팀과 함께 이동해 KOVO컵 현장에서 다른 팀의 플레이도 지켜보고 훈련도 함께 시키기로 했다. 덕분에 카타리나는 태어나서 처음 순천 땅을 밟았다. 동료들과 열심히 훈련하는 가운데 감독은 광복절에 카타리나에게 선물을 줬다. 팀의 경기가 없는 날 가까운 바닷가에서 바람이나 쐬고 오라고 했다. 마침 순천에서 가까운 여수까지는 이동이 어렵지 않았다.
김종민 감독이 이런 배려를 해준 이유가 있었다. KOVO컵을 마치면 선수들은 짧은 휴가를 떠나는데 카타리나는 특별히 갈 곳이 없었다. 그래서 이참에 짧은 여름 휴가를 즐기라고 했다. 감독의 배려에 카타리나는 신나게 SNS를 뒤지며 여수의 다양한 명소를 검색했다. 폭풍 검색 끝에 찾아낸 것은 해상 케이블카였다. 여수가 연고인 도로공사 사무국장도 다양한 정보를 줬다.
7월 28일 입국한 이후 김천에서만 생활해왔던 카타리나에게 이번 여행은 남해안의 한려수도를 체험해볼 좋은 기회였다. 카타리나는 SNS로 대한민국의 유명한 곳을 많이 찾아봤다. 그가 가장 가보고 싶은 곳은 서울의 경복궁이었다. 한복도 입어보고자 했다. 아쉽게도 인천 국제공항에 내리자마자 김천으로 이동했던 카라리나는 아직 서울을 가본 적이 없다.
내향적인 성격이라 혼자 있는 것을 즐기는 카타리나는 사찰에도 관심이 많았다. 마침 여수 돌산에는 해돋이의 명소 향일암이 있다. 카타리나는 15일 여행 계획에 향일암 방문 코스를 넣었다. 하지만 하필 광복절 연휴 마지막이라 사람들이 여기저기에 붐볐고 날씨가 너무 더웠다. 결국 카타리나는 “지쳐서 못 갈 것 같다”면서 향일암 방문을 포기했다.
대신 그는 돌산의 방죽포 해수욕장을 갔고 원했던 그토록 원했던 해상 케이블카도 탔다. 발밑으로 남해안의 푸른 바다가 보이는 케이블카에서는 주변의 경치를 즐기며 즐거워했다. 바다가 보이는 카페에서 우아하게 브런치도 즐겼고 기념 사진도 많이 남겼다. 그네를 타며 찍은 사진이 마음에 들었던 카타리나는 자신의 SNS 프로필 사진도 바꾸겠다고 했다. 방죽포 해수욕장에서는 수영복을 가져오지 않은 것을 후회했지만 바닷물에 들어가는 대신 기념 사진으로 더위를 달랬다. 카타리나는 남해안의 보석같은 곳에서 즐거운 기억을 차곡차곡 쌓았다.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에서 도로공사가 카타리나를 지명했을 때 주변에서는 의아했다. 조기 교체 얘기까지 나왔지만, 도로공사와 김종민 감독은 카타리나의 기량에 큰 불만이 없다. 팀이 필요로 하는 파괴력을 가지고 있음을 연습 때 확인했다. 지난 2시즌 동안 팀을 이끌었던 켈시가 높은 타점에서 내리 꽂는 스타일이라면 카타리나는 타점이 낮은 대신 파괴력이 있는 대포 스타일이다. 그동안 박정아와 함께 공격을 나눠줄 대포를 원했던 도로공사와 김종민 감독에게는 그래서 카타리나가 원하는 해답이 될 수도 있다.
3년 전 시즌 도중에 남편과 야반도주하는 역대 최악의 외국인 선수도 겪었던 도로공사는 카타리나가 무탈하게 시즌 끝까지 완주해주길 기대한다. 지금까지는 서로에게 만족하는 눈치다.
사진 도로공사 제공